복층 원룸.
아님을 알려드립니다.-_-;>
이사일이 다가와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너무 좋은 집만 살려해서, 이번엔 마지막 싱글생활 조금 덜 깔끔한집에서 살아보고자,
낮춰서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서 덜 깔끔한 집이란, 내손으로 적당히 벽지 바르고 몰딩 붙이고, 문짝에 페인트칠 하고, 주방에 컬러타일을 붙여도 될 만한 집을 말합니다.^^-
그러던 중, 지극히 저렴하게 나온 복층원룸이 내 눈길을 끌었으니...
사진상으론 나름대로 로맨틱 했기에-_- 전화를 걸어 마침 멀지않은 곳에 있어 버스를 타고
구경을 가 보았다.
차를 갖고 마중나오신 인상좋은 주인아저씨와 함께 당도한 삼성역 주택가 어느 골목집..
1층에 식당이라더니 그 식당의 주 종목은..
"홍어찜" 이었다.OTL
1층에서부터 솔솔 풍기는 홍어냄새에 구역질을 참아내며 주인아저씨가
식당에서 키를 갖고 나오는걸 기다리고 있었다.
-홍어냄새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홍어찜 냄새는 청소를 꽤 안한 화장실에서 나는
암모니아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_-;-
분명히 글을 볼 때는 102호였는데, 지하 102호였나보다. 아저씨는 거침없이 지하로 발을 들여
놓았다.
'우우우우웅...'
동굴처럼 시커멓게 깊은 지하속에선 저런 효과음이 울려퍼져 나오는 듯 했다.;
반지하도 아니고, 계단을 20개 정도 내려가는 어두운 지하였다. 이봐, 계단에 불도 안들어오잖아.;;
아저씨가 현관문을 열자, 열리는 소리 - 살벌한 효과를 주기 충분한 소리가 지하복도 전체에
울려퍼졌다. 녹음해서 공포영화 효과음자료로 써먹어도 좋을 것만 같았다.
'덜컹! 끼이이익~~~~~~~~~~~~~~~' -_- -_- -_- -_- -_-
그리고 동시에 방안에서 응축되어있던 곰팡이의 냄새가 화~~~~악 몰려나왔다 -_- -_- -_- -_-
움찔, 하며 발을 들여놓았다. 정면에 빛이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이 닫혀있었다.
'호오... 지하인데 창문이 나있잖아? 건물 구조가 희안한가?'
라고 생각하며 창문을 열자,
그냥 벽 이었다.-_- 뭐냐, 창틀만 붙여놓은 창문이었다. 그리고 창틀 안의 벽에는
마치 햇빛-_-이라고 생각하라는 마냥 작은 형광등이 달려있었다.
장..난..하..나..
아저씨가 민망하신지 "허. 허. 허." 웃으시며 한마디 덧붙이셨다.
"...그래도 집은 참 깔끔합니다."
라고 말하는 아저씨의 머리 위로 3cm정도 되는 바퀴벌레가 앙증맞게 천정을 타고 나들이를
나와계셔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벌레는 바퀴벌레이다. 더군다나 저렇게
큰 바퀴는 내인생에 거의 본적이 없으며, 직접 본 날엔 뒤로 주저앉아 몸이 굳은 채 내앞을
지나가는 걸 볼 수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근데 이상했다. 이 집, 복층이라고 했는데?
위를 둘러보자 뭔가 매트리스가 깔린 난간이 보이긴 했다. 그런데 올라가는 계단이 없...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결국엔 아저씨에게 묻기로 했다.
"저어 저기 올라가는 방법은 없나요?(설마 엘레베이터 는 아니겠지)"
"아 그 방법을 설명 안해줬군요! "
아저씨는 내옆으로 오시더니 천정으로 손을 쭉-_- 뻗으시고는 천정에 달린 작은 쇠고리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삐걱삐걱대는 나무사다리가 마치 비밀통로처럼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 0-)b
사다리가 다 내려오자 아저씨가 뿌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한마디 하신다.
"짠~~~~~~~~"
-_- -_- -_- -_- -_- -_- -_-
"아 예,예, 이것이군요.--;"
그리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 편인 내가 올라가기에도 계단은 매우 불안했다.
계단이 아니고 사다리라고 하자.--; 정말 그냥 나무사다리 였으니. 방부처리도 되어있지
않고 어떠한 가공도 되지 않아 나무까시래기(사투리-_-)도 많이 일어나 있었다. 맨발로는 올라가지 말라는 뜻인가.(_^_)
'이 사다리, 곧 썩어버릴지도 몰라'
이런생각을 하며 비틀거리며 올라가자 말그대로 학교 체육창고에나 있을 법한
'누런 매트리스' 라는 녀석이 요염하게 누워있었다.
아저씨가 또 한마디 덧붙이신다.
"허허..2층에는 침대도 있고..허허..."
어이, 이봐요 아저씨 -_-;
"집, 잘 보았습니다.(--)(__)"
나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그 동굴을 탈-_-출했다.
등뒤로 흘러나오는 향긋한 홍어냄새와 약 10분간 맡았던 곰팡이냄새가 어우러져,
환상의 향기를 내 가슴속에 살포시 품어주었다.
그 후로 30분간 두통과 눈따가움에 시달렸다나 뭐라나...
난 저 사진과 비슷한 복층원룸을 원했단 말이다...- -
암튼, 우켄이의 집구하기놀이 는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