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틱(피부관리실)의 어제와 오늘
피부관리실의 어제와 오늘
80년대에 피부미용분야에 입문하여 10년간 피부관리사로 근무했었고 이제 7년째 피부관리실 원장으로 종사하고 있는 보드레 스킨케어의 최화진 원장과 5년 경력의 박선희 실장으로부터 피부관리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에디터_강창대
보드레 스킨케어 최화진 원장(38)
최화진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보드레 스킨케어’는 지하철 2호선 역삼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택가라기보다는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피부관리실 운영에 있어서 ‘휴식’을 가장 중요한 영업 포인트로 삼고 스트레스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휴식과 건강을 제공하는 피부관리실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Q) 피부미용에 입문하던 당시 피부관리사들의 실정은 어떠했습니까?
최 처음 피부관리사로 일하면서 10만원이라는 월급을 받고 아침 아홉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12시간을 근무했었다. 지금도 작지 않은 금액인 200만원정도의 거금을 들여 피부관리교육을 이수해야 했고 노동량에 비해 매우 낮은 처우를 받는 등, 당시에도 피부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결코 쉽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교육적인 질은 지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맨투맨 방식으로 엄격하게 피부관리사로서의 소양을 쌓도록 교육했었다. 지금은 피부관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일반 아카데미 교육생이나 대학생 등 모두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훌륭한 피부관리사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피부관리사로서의 마음자세나 예절교육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엄격하게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Q) 최 원장께서 피부관리사로 일하던 때와 지금의 피부관리사들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나요?
최 요즘 신입으로 일하는 피부관리사들은 열정이나 끊기가 그때보다는 약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렵고 자질구레한 일들은 하기 싫어하고 피해가려는 경향이 있다. 지금이야 인터넷이다 잡지다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내가 피부관리사로 일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기술을 배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찮은 일부터 열심히 보조하면서 어깨너머로 하나하나 배워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80년대 당시에는 관리실 내에서 원장과 피부관리사 혹은 선배와 후배 등의 관계는 매우 엄하고 경직된 분위기였다. 위에 원장이나 선배가 식사를 안 하면 그 밑에 피부관리사들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식사를 같이 굶어야 했었다. 다리에 쥐가 나더라도 계속 원장이나 선배를 계속 보조해야 했다. 하지만 그게 실무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참고 이겨내야 했다. 돌이켜 보면 제때에 식사를 못하고 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요즘에도 예전처럼 그렇게 한다면 아무도 안 붙어 있으려 할 거다.(웃음)
피부미용관련 대학들이 많이 생기고 교육환경이 좋아지면서 피부관리사들의 질이 좋아졌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학의 학제가 토탈케어를 전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오히려 더 부족하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현장에서 바로 피부관리사로서 전문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정작 대학을 나오더라도 신입피부관리사로서 현장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자질구레한 일밖에 없다. 이런 점이 신입피부관리사들이 생각하는 이상과는 동떨어진 현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현실에 실망해서 피부관리실을 그만두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한 문제들은 세대에 따른 시각의 차이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바람직한 직원관리는 어떤 것인가?
최 인간적인 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다른 곳에서 일하다 우리 샵으로 오는 피부관리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피부관리사들이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피부관리사들을 일만하는 직원으로 생각하는 원장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격파괴바람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런 어려움을 고스란히 피부관리사들이 떠안는 경우도 있다. 여전히 근무환경이 열악한 피부관리실들이 존재하고 있어 피부관리사들의 이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의료보험과 같은 복리후생도 매우 약하다. 원장과 하루에 10시간에서 12시간을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직원들이다. 어떻게 보면 가족들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피부관리사들을 가족 못지않게 소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경직된 관계는 바로 고객관리의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장들이 피부관리사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어쨌든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와 함께 일하는 피부관리사들이라 생각해야 한다. 피부관리사들은 우리 샵의 얼굴과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관리가 좋은 기술을 확보하는 것보다도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열정과 시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조직 내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일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하철 광고다 뭐다 광고도 많이 해 보았지만 고객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입소문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부관리사들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를 충실히 다질 수 있도록 직원관리에 힘써야 한다.
Q) 요즘 피부관리실 경영 상황은 어떻습니까?
최 우리 샵은 최근에는 다시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운영이 순조로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가지 홍보방법을 사용해 보았지만 그래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마케팅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하나의 피부관리실이 감당할 수 있는 상권이라는 게 그렇게 광범위하지 않기 때문에 입지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샵은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줄 경우 특정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줌으로써 소개에 대한 응당한 보상을 해주는 등 구전마케팅의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렇게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역시 그만큼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와 접객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직원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최 원장은 직원들에게 동네에서 언짢은 일이 생기더라도 절대로 얼굴을 붉히지 말라고 당부한다고 했다. 동네를 주요 상권으로 갖고 있는 만큼 직원 모두가 이미지 관리에 노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번엔 5년간 보드레 스킨케어에서 최 원장과 함께 일해 온 박선희 실장에게 요즘 관리사들은 어떤 고충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박 실장은 원래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던 사람으로 보드레 스킨케어의 고객으로 최 원장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지만 피부관리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전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Q) 피부관리사들은 병원과 피부관리실 가운데 어느 곳에 취직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까?
최 일반적으로 근무환경이 더 좋은 병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입 피부관리사들 입장에서는 출퇴근 문제나 보수 등이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피부관리사의 근무방식은 매우 수동적이다. 의사의 처방이나 지시에 따라 주어진 일만 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피부관리실은 업무량이나 조직 내에서의 인간관계 등 힘든 점이 많다. 하지만 앞으로 피부관리실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피부관리사라면 피부관리실에서 일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병원에 비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피부관리사로서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데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피부관리사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최 처음에는 피부관리를 받고 나타나는 일시적인 명현현상 때문에 부작용을 호소하며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들을 상대하기가 어려웠었다.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직책의 상하와 나이의 많고 적음이 엇갈려 갈등을 빗기고 했었는데, 특히 나의 경우가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피부관리사로 전직했을 때 나이 어린 상급자를 대하는 게 어려웠었다. 이런 문제로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나이를 속이는 피부관리사들도 있다. 지금은 공과 사를 구분하여 직장 내에서는 직급을 존중하고 일상에서는 나이를 존중하는 풍토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문제는 직원들 간에 잘잘못을 심하게 꾸지라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거나 갈등이 생기기도 했었다. 혹은, 같은 직원이라 하더라도 세대가 차이가 날 경우 기존의 관행과 이러한 관행을 인정하지 못하는 신입직원 간에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샵에서는 매주 화요일에 30분씩 워크샵을 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서로 상충되는 부분을 이해하고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 실장은 지나치게 많은 근무시간이 피부관리사의 고충을 가중시키는 문제로 지적했다. 고객들의 방문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저녁 늦은 시간에도 찾아오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영자인 원장의 입장에서는 한명의 고객도 아쉽겠지만 피부관리사의 입장에서는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가끔 피부관리사와 원장과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하기 때문에 박 실장은 하루빨리 예약제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